5월 31일 수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오늘은 복되신 마리아의 방문 축일입니다. 마리아는 시골 나자렛 목수
의, 엘리사벳은 유다 산골 사제의 아내였습니다. 창조부터 이어진 하느님의
구원 경륜을 완성하시는 예수님과 요한을 태중에 모신 이 여인들이 그토록
작고 가난한 이들이었다는 사실에서 하느님의 영광은 더욱 빛이 납니다.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1.36-37).
아이를 낳지 못하는 늙은 엘리사벳이 잉태하였다는 소식은 마리아에게 커
다란 확신과 기쁨이 되었습니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뜻을 잉태한 서로의 기
쁨을 함께 나누고 싶은 열망으로 100-150킬로미터나 떨어진(걸어서 닷새나
걸리는)엘리사벳의 집으로 “서둘러” 갔습니다.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이러
한 태도는 하느님 말씀에 대한 마리아의 전적인 믿음과 즉각적인 응답을 잘
보여 줍니다. 마리아와 태 안에 계신 주님의 방문으로 모든 이가 성령을 가
득히 받고 기쁨에 넘칩니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마리아와 주님
을 찬미하고, 천사의 예언대로(1.15 참조) 요한도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성령
으로” 가득해집니다. 그리고 주님을 태 안에 모신 마리아는 하느님을 한껏
찬송하고 용약하며 ‘성모의 노래’(마니피캇)를 바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도,
스바니야 예언자는 주 하느님을 한가운데에 모신 시온의 환성과 기쁨은, 그
리고 바로 그 시온 때문에 기뻐하며 즐거워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예언하
면서, 우리를 하느님 안에서 기쁨 가득하고, 또 그분께 기쁨이 되어 드리는
축복의 삶으로 초대합니다.
엘리사벳을 방문하신 성모님처럼 내 안에 새겨진 하느님의 뜻만이 아니
라 다른 사람 안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뜻도 바라볼 줄 아는 혜안을 청
합시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웃들 안에도 머무르고 계시는 하느님을 알아
보고 함께 기뻐하고 격려하는 이 시대의 ‘마리아’로 살아갑시다. ⊕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